2024.07.

 

이상하게도 이번 여름의 습기는 우울을 머금고 있지 않았다

매번 여름이란 계절이 다가옴과 동시에

미묘한 설레임과 불안함이 함께 노크했다

 


올해 여름은 과거와 또 다르게 어떤 흐름속에 요동치는

느낌보다는 일정한 공식에 따라 반듯하게 펼쳐진 악보처럼 느껴진다, 이 느낌이 싫지 않다

여름의 눅진함은 스스로를 쉽게 지치게 하기에

무기력을 동반하지만 지치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 여름철에는 음지의 장소를 살뜰히 챙겨 주어야 한다
  • 여름 음지의 공간에 문을 두드리는 습기를 조심해야한다

 

습기를 머금은 것들은 병이 나게 되어있는데,

특히나 햇볕이 잘 들지 않는 음지의 공간은 곰팡이가 피어나기 적합한 장소다

 

 

어제는 냉장고 아래의 바퀴벌레를 자연스럽게 죽였고

가벼운 마음으로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렸다

 

언젠가 곤란함으로 다가왔던 일련의 사건들을

자연스럽고도 능숙하게 없애는 사람이 되었다

 

냉장고 앞에 앉아 소멸된 여름의 책갈피에 대하여

골똘히 생각하다보면

그의 멸종이나 멸망에 대한 갈피를 잡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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