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지 벌써 4년이 되어가는 고양이 베베는
그만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어떤 시간에 어떤 위치로 돌아가는지는 아마 아무도 모를것이다
베베의 하루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을때,
베베의 하루에 어떤 위험천만한 사건이 생길까 두려워 홀로 전전긍긍하게 되었다
그 생각이 어느정도에 향했냐면 꿈에서 조차 검은 고양이 베베의 죽음을 목격하게 되었던 것이다
검은 아스팔트 위를 걸어가다가 대형 버스에 치여 쓰러져 죽음을 맞이하는 베베의 뒷모습이 아직도 눈 앞에 생생하다
그러나 베베는 나의 집착에 아랑곳 하지 않은채로
뜨거운 아스팔트를 걸어 도시를 배회하고 그러다 다시 우리의 정문 앞에 서서 야옹 야옹 울어댔다
.
.
.
나는 무더위 속에서 그의 목마름에 대하여 걱정했지만
그는 어떤 걱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벽 사이 풀잎 속에
잔잔히 맺힌 이슬로 목을 축이며 생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어떤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일일히 설명하지 않고 굳건히 자신의 행성을 거니는 베베.
베베를 알게된 이후로 베베에게 말을 거는 것이 익숙해졌다
아가야 오랜만에 왔네, 하고 그를 애틋한 눈빛으로 바라보아도
그는 아무렇지 않게 나를 노려보는 것이다
한동안 그를 보지 못하다가 마주친 날이었는데
부쩍 검은 털이 갈색빛을 돌고 비쩍 마른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또 속상해서 저게 이제 죽을 날이 다가왔구나 하며
그의 죽음에 대해 홀로 점치고 있었다
그렇지만 베베는 38도를 넘어가는 무더위 속에서도
털옷을 매만지며 자신을 가꾸고 있었다
성숙과 미성숙의 차이를 검은 고양이 베베에게서 경험하게 되었다
성숙과 미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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