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
삶과 썩음에 대해서 자문해 본 건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다.
양 옆을 텅 비우고 혼자 눕는 시간을 갖게 됐을 때부터,
골목길에서 길을 잃어보고 집주소를 불러보다 줄곧 헷갈렸다.
맞은편 건물 덕에 빛이 잘 들지 않았다.
밤이면 가장 깜깜한 곳은 방이었다.
공릉은 이름처럼 정말 무덤이었다.
서울생활은 지극히 혼자였지만 늘 시끄러웠다.
야광별을 붙였다. 불을 끄면 야광별이 떴다. 별은 홀로 타들어 가는 것이다.
홀로 타들어 가는데 반짝인다니... 낭만적이다.
별들의 틈 사이를 이으면 별자리가 된다.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세계와 나의 틈 사이를 이어 봐도 이름 붙일 수 있는 단어가 없었다.
세계와 나의 틈 사이의 단어를 찾기 전에
내면의 틈 사이를 잇는 연습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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